본문 바로가기

공익라이프

논산 훈련소 보충역(공익,의경,전문연구,공익법무) 입소식 & 프롤로그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벌써 저는 훈련소를 수료한지 4주가 꼬박 다되었네요. 공익 업무에 적응하면서 공부도 하다보니 조금씩 미루다가 지금이 되었습니다.ㅜㅜ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0. 입소식


훈련소 입소식을 하는 곳의 약도를 받으실텐데 그곳은 입소대대라고 불립니다. 입소대대 연병장에서 입소식을 하고 가족들과 헤어진 후에 입소대대의 다른 건물에서 공익, 의경, 전문연구, 공익법무 별로 따로 모인 후에 지역별로 다시 나눕니다. 저의 경우에는 서울과 인천+경기 이렇게 나눴던 것 같습니다.


지역별로 나눈 후에는 다시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줄을 세우고, 한 소대가 구성이 되면 밖에 나가서 소대별로 줄을 섭니다. 이 때 키별로 불러내서 다시 줄을 세우는데, 같이 간 친구가 있다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자기 키가 좀 부족하더라도 따라 나가셔도 됩니다. 키별로 줄을 세우고 나서 번호표를 받을텐데 이 번호가 앞으로 4주간 본인이 불릴 번호입니다. 상관이 부르면 'XX번 훈련병 홍길동'이라고 복창해야 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짧고 발음하기 좋은 번호가 좋습니다.


번호까지 받고 나면 간단히 제식을 배웁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복창하는 것과 걷는 법을 배운 후 약 20분 이상을 걸어서 소속 대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길이 처음에는 엄청 길게 느껴집니다만, 나중에 교장 이동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닌게 됩니다...


소속대대에 도착하게 되면 소지를 하지 못하는 물건을 내게 됩니다. 휴대폰과 같이 안에서 사용하면 안되는 물품과 칼, 면도날과 같이 위험 물품을 나눠서 노란 플라스틱 봉투에 담아서 냅니다. 그리고 가져온 현금도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현금도 내고 기록을 한 후 퇴소식 전에 나라사랑 계좌 혹은 현금으로 다시 돌려줍니다.


물건을 다 내고 나면 생활관 건물 앞에서 가방을 열어서 소지품을 검사합니다. 이 때는 검사를 하는 분대장에 따라 대부분 허용될 수도 있고 허용이 안될 수도 있는데 저희 기수는 분대장으로 온지 얼마 안되는 이등병 분대장이 검사를 해서 왠만한 것은 거의 다 내도록 했습니다. 로션, 스킨, 선크림, 파스 등등 꼭 필요한 것들은 왠만하면 다 허락을 해주지만, 도서류 등은 생활관 내의 검증된 도서만 읽게 되어 있어 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0-1. 생활관


생활관에 들어오게 되면 분대별로 생활관에 들어가게 되고 짐을 풀게 됩니다. 처음에 들어가면 '아~ 진짜 사나이에서 보던 논산 생활관은 정말 A급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가보시면 압니다..) 짐을 풀고 대기하고 있으면 분대장들이 와서 팬티, 양말, 런닝의 사이즈를 조사하고 보급이 되는대로 불출(나눠주는 것)을 해줍니다.


전투복 같은 경우는 각 개인의 관물대에 1인당 하계전투복(얇음) 2벌과 동계전투복(두꺼움) 1벌, 방상외피(겨울잠바) 1벌, 그리고 동계, 하계 추리닝 한벌씩이 있습니다. 전투복은 사이즈 구분없이 마구 걸려 있기 때문에 각 훈련병들끼리 알아서 자기 사이즈에 맞는 전투복으로 교환을 해야 합니다. 이때 빨리 하지 않으면 4주동안 자기에게 너무 크거나 작아서 입지 못하는 전투복들로 보내야 하기에 재빠르게 전투복 3벌을 맞추기를 추천해드립니다.


전투복까지 다 맞추고 했으면 얼추 저녁이 되어서 점호장에서 모여 식사를 하러 갑니다. 식당에 한 테이블 당 6명씩 앉게 되어있는데 식사도 6명씩 같이 '감사의 기도'를 하고 함께 시작해야 하고, 다 먹은 다음에 '식사 끝'이라고 외치고 다 같이 일어나야 합니다. 나중에는 훈련 시간에 치여서 먼저 온 사람이 먼저 먹고 먼저 일어나고 했는데, 초반 어느정도까지는 감사의 기도를 꼭 해야 합니다.


밥을 먹고 나와서 어영부영하다 보면 이제 취침시간이 다가오고 있을텐데요, 찬물 밖에 나오지 않는 세면장에서 양치와 세수만 간단히 하고 취침에 들게 됩니다. 관물대 아래에 고이 접혀있는 침구를 펴서 잠을 자는데 첫날 밤엔 '하..이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훈련이 기대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이왕 온 것 후회없이 하다가자' 이런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게 될까요? 이렇게 누워있다보면 스르륵 잠이 들고 입소식 당일은 끝이 나게 됩니다.


0-2. 분대장


훈련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분대장들은 훈련병들이 의지해야 하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요구해야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분대장은 현역 군인들로 이등병~병장들이 맡고 있습니다. 분대장은 훈련병으로서 5주 훈련을 받고 분대장 지원을 한 후, 분대장 교육을 받고 나서 훈련소에서 복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소대대에서부터 분대장들은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할 것이고, 초반 어느정도까지는 계속 혼을 내기만 할텐데 훈련이 끝이 날 때쯤 그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 기수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대 중반 이상부터 30대 초중반까지 모여있었는데, 나이 어린 분대장들이 처음부터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앞으로 훈련을 하는데 있어서 통제가 되지 않거든요. 훈련을 받으면서 함께 이야기도 하고 친해지다 보면 분대장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고 처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1주차 훈련부터 차근차근 적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